오래된 제품을 리뉴얼하는 것은

진정 ‘하위 호환성’과의 싸움이구나.

이렇게 하나, 저렇게 하나 붙어서 ‘거대해진’ 레거시들을 이렇게 대응, 저렇게 대응하다보면 복잡도는 높아지고 버그는 늘어가고 개발기간은 길어지고. 그만큼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은 버거워지고.

이렇게 당하고 있자니 왜 Getting Real류의 제품개발론에서 ‘기능 추가’를 그토록 ‘죄악시’하는지 이해가 간다. 기능이 하나 추가될 때 마다, 정책이 하나 추가될 때 마다 유지비용은 배로 늘어나고, 결국 아무도 전체를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해진다.

그때가서는 아무리 ‘속도가 생명!’이라고 주장해도 소용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일지라도 ‘과거를 털어버리고 심플함을 되찾자!’는 것은 결코 답이 될 수 없다. (리뉴얼을 진행할 때 이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피를 보는 경우는 역사적으로도 적지 않은 듯 하다) 리뉴얼은 제품 제공자의 욕망일 뿐, 쓰는 사람은 결코 ‘새롭게 바뀌는 것 =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기 때문이다. 바뀌는 건 그냥 성가시고 귀찮고 다시 배워야하는 것일 뿐… 없던 기능이 생긴다고 기뻐하기보다는 있던 기능이 사라지거나 바뀌는 것에 분노할 뿐이다.

Tags: UX Renewal

hangoverpart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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텀블러에 들어온 광고.
GIF를 쓰니 웃기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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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다, 야후

최근 야후가 보여주는 행보가 참 ‘화려하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미래가 무척이나 암울한 회사였는데 말이다. 무슨 일들이 있었던 건지, 야후와 관련된 주요 뉴스들을 정리해봤다.

  • 2012.05 뉴스 스탠드 종료
  • 2012.06 마리사 메이어 CEO 취임
  • 2012.10 야후 웹사이트 개편
  • 2012.12 야후 메일 개편
  • 2013.03 Summly 인수 (30m $)
  • 2013.05 Tumblr 인수 (1.1b $), Flickr 개편

2012년 5월, 뉴스 스탠드를 종료하던 야후는 ‘정말로 우울’해보였다. 야심차게 준비한 태블릿용 서비스 뉴스 스탠드는 출시 예정일을 훨씬 넘겨서야 등장했고, 6개월만에 사라졌다. (당시 태블릿용 뉴스 서비스에 올인했다가 이 길을 간 곳이 꽤 있었다) 야후는 모바일 시장에 적응 못해서 밀려난 불쌍한 2인자 정도의 이미지였던 것. (그나마 최후의 시도도 실패한)

그리고 마리사 메이어가 CEO로 취임했고, 꽤 괜찮은 행보를 이어나갔다. 야후 웹사이트 개편, 메일 개편은 완성도가 높았고 꽤 괜찮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처음 한일이 데스크탑 웹사이트 개편과 메일 개편이었다는 것은 이제와 생각해보면 꽤 의미가 크다. 당시 누구나 Mobile First를 외치고 있었는데 (실제로 마리사 메이어도 그렇게 천명을 했다), 마리사 메이어는 그러한 (허황된) 슬로건에 휩쓸리기 보다는 ‘지금 당장’ 가장 많은 사람들이 쓰고 있고, 실제로 야후에게 수익을 가져다 주는 것 부터 챙겼기 때문이다.

요 때 까지는 그냥, ‘아 야후도 뭘 하긴 하는구나. 나쁘지 않게 하네’ 정도였다. 모바일 시대에 데스크탑 웹서비스를 개편 소식이 ‘뜨거울리’ 없었으니까.

야후가 ‘대단하다’고 느낀 것은 최근 3개월 정도의 행보이다. 야후가 갑자기 뉴스의 중심에 있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Summly 인수, Tumblr 인수, Flickr 개편. 이 세 개의 카드로.

야후에 대한 세간의 이야기는 아래와 같은 주제로 모인다.

  • 거금을 주고 인수한 회사들이 그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 인수 후, 기존 사용자들이 반발하고 이탈하고 있다던데?
  • 플리커의 바뀐 UI는 괜찮은가?

저 질문들에 대해서는 일단, ‘나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지금 저러한 것들을 예측하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 놀라운 것은 야후의 PR능력이다. 인수 가격이 적정했는지, 플리커의 새 UI는 얼마나 편리한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사람들이 야후에 대해서 열심히 떠들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작년 초에는 그저 ‘아무도 관심 주지 않는 회사’였는데.

관련 뉴스를 추적해보고, 또 그들의 웹사이트를 들어가보면, 이런 흐름이 그저 ‘돈을 많이 써서’라든가 ‘그냥 뭘 많이 해서’는 결코 아니다. 지금 야후는 ‘메시지를 던지는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본다.

먼저 ‘인수’에 관해서 생각해보자.

Summly 인수의 가장 큰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야후가 뉴스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 모바일에서 보여줄 액션에 대한 기대? 이 인수가 즉각적으로 야후에게 가져다 준 가장 큰 영향은 바로 ‘화제’다. Summly가 뭔지가 알게 무엇인가… 사실 실제로 써본 사람도 거의 없고, 뭐에 쓰는 건지도 업계 종사자 아니면 그다지 궁금하지도 않을 것이다. 중요한건 ‘어린 청년이 백만장자가 되었다’는 아주아주 강렬한 스토리다. 이 얼마나 회자되기 좋은 이야기거리인가! 그리고 거기엔 ‘야후’라는 이름이 껴있다. 야후가 뉴스 헤드라인에 뜨고 사람들이 야후라는 이름을 오랜만에 보고 또 이야기한다.

Tumblr 인수가 주는 메시지도 몹시 강렬하다. ‘최근 10년간 인수 중 가장 비싼 인수’. 이 단순한 사실 때문에, Tumblr에 대해 ‘전혀’ 모를 국내 방송에도 ‘이런 일이 있었네요~’하면서 소개될 정도로 전 세계에 강한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또 사람들이 야후라는 이름을 보고 생각하고 말한다. 또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느꼈을 것이다. ‘야후가 그렇게 큰 회사였다니…’

야후가 Summly를 인수하고 Tumblr를 인수하는 그 시간 동안에, 경쟁사가 인수한 것에 대해 기억나는 것이 있는가? 아마 마지막 기억은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을 1조나 주고 산 일일 것이다. Summly 인수 후, 구글은 Wavii를 인수했다. 그것도 같은 가격에… (3000만 달러) 하지만 아무도 이것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무려 구글이, 야후에게 이슈의 주도권을 빼앗긴 셈이다.

다음으로 ‘개편’에 관해서 생각해보자.

Flickr 개편 발표는 무척이나 영악한 구석이 있다. Flickr 개편 발표를 Google+ 개편 발표와 비교해보면 좀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둘 다 5월에 발표된 내용이다)

Google+ 개편은 Google I/O 2013에서 공개되었다. 꽤 큰 변화와 놀라운 Feature들이 추가되었는데, 대략 아래와 같다.

  • Feed영역 디자인 개편 - 화면 폭에 따라 최대 3단까지, (요즘 구글이 밀고 있는)  카드 형태의 디자인 적용
  • 일반 크기 사진 (2048x2048이하) 무제한 업로드
  • 고해상도 사진 15GB 무료 업로드
  • 사진 자동 분류 기능 기능 지원
  • 사진 자동 보정 기능 기능 지원
  • Auto Awesome 기능 지원
  • Related Hashtag 지원
  • Hangout 강화

발표를 봐도 참으로 놀랍다. 구글만이 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런데, 오늘 Flickr의 개편 발표를 본 후, 사람들이 열심히 논쟁하는 이야기는 딱 하나다.

  • Flickr - 1테라바이트 무료!

야후는 새 플리커를 소개하는데 있어서 저 하나의 메시지에 온 힘을 집중했다. 그러한 자세는 그들의 소개 페이지에 그대로 반영되어있다.

image

 - Everyone gets a free terabyte.

이 얼마나 심플하고 충격적인 메시지인가… 게다가 아래, 3개의 하위 메시지를 보라. ‘맞아요 테라바이트 맞다니까요. 최대 해상도로 공유하시고. 모바일앱도 잘 지원합니다’.

이 페이지가 충격적인 이유는, 그토록 대대적인 UI개편을 하고도 그것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완전 힘을 빡 준 새 포토스트림 UI에 대해 무척이나 말하고 싶었겠지만, 메시지를 하나로 모았고, 그래서 정말 강력한 메시지를 만들었다.

여기서 잠시, 다시 Google+를 생각해보자. 수많은 개선사항에 대해 들었지만,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 더 웃긴건, Flickr의 ‘1테라바이트’는 기억이 나는데 Google+의 ‘무제한 업로드’가 기억이 안난다는 것이다.

무제한도 아니고, 100기가도 아닌, ‘1테라바이트’라는 단어를 선택하고 실제로 서비스로 구현하여 발표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이쯤 되면 야후가 강렬한 메시지를 만들어내는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물론 이런 말장난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 저러한 고도의 홍보 전술 뒤에는 야후의 탄탄한 설계/디자인 능력이 뒷받침되어있다. (무려 패턴라이브러리를 가진 만만찮은 회사가 아니던가)

포럼을 보면 새로운 포토스트림 UI는 호불호가 갈리는 듯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개편 이전의 Flickr는 솔직히 그냥 ‘안습’일 뿐이었다. 처음 간 사람은 거의 사용 불가능한 수준이다) 이번 개편 이전에 바뀐 업로더는 업계 최고 수준이다. (다량의 사진을 다루는데 있어서 정말 최적의 UI라고 생각하며, 에러 처리 등 세세한 부분을 정말 꼼꼼하게 잘 마무리지어놓았다)

image

야후의 웹사이트, 메일 역시 뛰어나다.

야후의 개편과 인수들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그런 것들을 예측하는 것이 별로 의미있다고 보지도 않는다…) 하지만 일단, 야후는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드는 방법을 알고 있는 듯 하다.

그리고 그것은 아래와 같은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image

tastefullyoffensive:

9 Pinterest Fails

[via]

현실은 시안과 다른 법

tastefullyoffensive:

Ryan Gosling won’t eat his cereal

[ryanwmchenry]

와 천재네

(Source: jensensations)

아이디어에 대한 미신

‘좋은 해결책’을 찾는 것에 대한 가장 큰 미신은 이것이 아닐까.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보면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있을거야!”

해결책을 찾아야하는 문제 상황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 부족해서 문제인 경우보다는 너무 많아서 문제인 경우가 훨씬 많은 것 같다.

어떤 사람이 최고의 결과물을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게 만드는 요인은 두 가지가 있다.

  • 권한
  • 책임

아이디어를 던지는 사람이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저 둘도 같이 줄어든다. 그에 따라 개별 아이디어의 품질도 낮아진다.

어떤 아이디어를 100명에게서 받는 상황을 생각해본다. 내가 그 100명 중 한명이라면, 나는 최선을 다 할까? 검토해야 할 아이디어가 100개라면, 내 아이디어를 검토하는 시간은 1분도 채 되지 않을 것이다. 내 아이디어가 미칠 영향이 그토록 미미한데, 내가 열심히 해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책임 역시 100분의 1도 되지 않으니 부담을 느낄 필요도 없다.

고로, 나는 열심히 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한두명에게 핵심 권한과 책임을 준다고 해서 항상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그 상황에서 할 일이 ‘모두의 의견을 들어보자’는 아니라는 것이다.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혹은 핵심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는) ‘한두명’을 찾는게 좋지 않을까?